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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어떤 상황에서든 빛나요."

과거에는 레이스와 무대 위에서 빛났고, 현재는 교육 현장에서 빛나는 바로 그 우마무스메,

"STP"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스탠다드 컨디션스를 만나보았다.

Interview with STP 01.png

 

간만데 덥지 않았던 어느 일요일의 오전,
쌉쌀한 다과와 한 잔의 허브차를 벗삼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탠다드 컨디션스입니다. 보통은 그냥 "STP"라고들 부르시죠. 호르트 아카데미 제5기 졸업생이고, 아마도 나름대로 괜찮은 선수였었고, 지금은 모교로 돌아와 육성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바쁘고 바빠서 정신이 없네요.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많거든요. 아, 물론 제22기 신입생 맞이도 포함해서요. 사실 이게 가장 큰 관심거리이자 과제죠.

선수로 활동하던 당시 '도주의 천재'로 유명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좀 남사스러운 이름이네요, 하하. 천재랄 것도 없어요. 천재는 어머니 같은 사람이죠. 경기의 흐름을 쥐락펴락하며 늘 역전승을 거두셨잖아요. 전 요령이 없어서 그냥 우직하게 쭈욱 달리기만 했어요. 어쩌다 보니 그게 적성에 맞았던 것뿐이죠.

장애를 가진 우마무스메들을 위한 경기 준비도 하신다면서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네, 맞아요! '사람들'에게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있듯, '최대한 많은' 우마무스메들을 위한 경기의 개최 및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요. 바쁘게 돌아다닌 덕에 좋은 협력처와 투자처도 순조롭게 구해지고 있답니다. 아마 내년 쯤에는 정식 스폰서 모집을, 3~5년 내로는 선수단 모집 홍보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장애가 있다고 해서 꿈이 완전히 꺾여버리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요.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다른 점'이 있다 하더라도 길은 있고, 희망은 있고, 행복해질 수 있어요. 저처럼요.

화제가 나와서 말인데- 지난 2016년, 열차 사고 현장에서 긴급 구조 활동을 하다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으셨잖아요. 그 당시에 어땠나요?

  아시겠지만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죠. 우마무스메가, 그것도 정상급 현역 선수가 영구 부상을 입었으니. 그런데 그게 절 비극으로 몰아넣진 않았어요. 오른발 발목을 절단해야할지도 모른다고 들었을 때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내가 우마무스메여서 그나마 이 정도로 그쳤지, 보통 사람이었으면 생명까지 위험했겠구나.' 였어요.

실제로 절단한 후에도 무사했으니 됐다, 싶기만 했죠.

그 아이와는 연락하시나요?

  아뇨, 응급수술 끝났을 때 무사했는지 안부만 주고받은 게 다예요. 일부러 신상이나 연락처를 묻지 않았어요. 그 뒤로 소식을 찾아보지도 않았고요.

  엄연히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인데, 다른 사람들은 '너 때문에 STP의 선수 생활이 끝났다'라며 아이를 책망할 수도 있잖아요. 실제로도 좀… 그러했고요. 그래서 그 아이에 관한 정보는 알려고 하지도, 알리지도 않았던 거예요. 그냥 그 애가 잘살아준다면 그걸로 족해요. 이미 돈도 벌 만큼 벌었고.

후회하지는 않으시나요?

  전혀요!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단 한 순간도 후회해본 적 없어요. 만약 그 사고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그냥 그게 저한테는 당연해요. 저희 어머니께서 저를 구해주셨던 거에도 큰 이유가 없었던 것처럼.

은퇴 후 교육자로 전향하셨는데, 전부터 바라던 일이었나요?

  그런 셈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교육에는 늘 흥미가 있었거든요. 이건 아마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 것 같은데… 왜, '해본 놈이 잘 안다'라고, "나는 선수 생활의 경험이 있으니까 그걸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한다면 잘 가르칠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꽤 예전부터 있었죠.

  부상 후에도 이제 뭐 하고 사나 막막하진 않았어요. 체육교육을 배울 여유가 생긴 거니까. 운이 좋았죠. 이 마음이 굳어진 건 은퇴식에서였어요. 은퇴식에 저를 동경해서 입문한 어린 우마무스메들이 제법 왔었거든요. 그 얼굴들을 보니 짠하면서도, "선수가 아닌 STP로서 이 아이들에게 목표를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고민이 들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은퇴가 오히려 하나의 전환점이자 절호의 계기라고 생각해요.

여가에는 무엇을 하시나요? 취미 활동이라든가?

 아, 왜 물어보세요, 게임 덕후라고 이미 온 동네방네 소문 다 났는데.

  어릴 때부터 게임을 엄청나게 좋아해서 경고를 많이 받았는데, 수술 후 회복 기간에는… 진짜 주야장천 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를 일과표로 그린다면 잠, 재활, 게임, 공부, 이렇게 넷이 90% 정도였으려나? 하하하. 실은 프로게이머 선수단 입단 제의도 받은 적 있어요. 취미가 일이 되면 마음껏 즐기질 못해서 거절했지만.

  물론 지금도 게임을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VR게임에 빠졌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우선은 교육자로서는 기수마다 새로 들어오는 우마무스메와 신입 코치들을 잘 이끄는 거죠! 늘 하는 일인데도 매번 새로워요. 입학식에서는 설레고, 졸업식에서는 찡하고.

 그리고 앞서도 말씀드렸었지만, '우마무스메 버전의 패럴림픽' 개최도 중요하지요. 다만 아직 이름을 정하지 못 했는데… 혹시라도 좋은 아이디어 있다면 알려주세요, 하하. 독자분들에게도 홍보해주시고요.

Interview with STP 02.png

◆ ― 스탠다드 컨디션스의 기타 정보

생일   4월 26일

​키   182cm   

체중  변함 없음

별칭   STP       

(선수 시절)특기   도주      

취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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